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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3, 2011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 2011. 멍석촬영/갈대 (스마트폰)






@ 작품을 하면서 급한 일이 아니면 일찍 집에 들어가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이들 어릴적 함께 놀아준 적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지금은 다 성장했지만.
     붓을 잡으며 묵향에 빠져 오직 벼루와 붓과 종이와 먹물에 흠뻑 빠져서
     푸른 청춘의 빛난 날들을 혼자 좋아서 미친듯 살아온 것만 같다.
     오늘은 잠시 모든 걸 접고 저녁놀을 벗하며 일찍 집에 가서
     도란도란 얘기꽃도 피우며 가족과 저녁을 먹고 싶다.
      -멍석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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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이 상 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도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이상국(시인)

출생 : 1946년 9월 27일 (강원도 양양)
데뷔 : 1976년 시 '겨울추상화'
수상 : 1976년 심상 신인상
유심작품상
민족예술상
제1회 백석문학상

시출처;화실전













링크

Tuesday, October 11, 2011

막걸리

@ 2011. 멍석작 /막걸리 (종이에 수묵, 담채)




@ 막걸리

           / 막걸리 한사발에 정 가득 취하다.


;요새 웰빙으로 막걸리가 대세라는디 막걸리 한 잔을 통해
기분좋게 취할 수 있는 것은 찌그러진 주전자, 찌그러진 노오란 양은
술잔에 담긴 어릴 때 고향 마을의 옛 추억이 향수로 물씬 느낄 수 있어서다.
소박하고 정겨웠던 우리네 농촌의 풍경과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며 이야기꽃
도란도란 피우던 그리운 그때, 그 아련한 옛 추억을 떠 올리며
오늘은 막걸리 한사발에 기분좋게 취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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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