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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18, 2011

행복학교


2008. 멍석작 / 행복 (종이에 수묵, 담채)





행복학교


 
야간 고등학교에서
밤 늦게까지 함께 향학을
불태웠던 동창인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교육의 현장에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며 새싹들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고 있고
장으로서 자신의 역활을 충실히 해내고 있음에 자랑스럽고 뿌뜻한 일이다.
학교를 잘 나타내고 실천할 수 있는 교훈으로 -행복, 행복, 행복한 학교-로 글을 써주면
학교 현관을 꾸미고 싶다는 고마운 전화라서 매우 기쁜 마음이다. 작품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행복한 아이들을 위해 길이 남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작품으로 보탬이 된다는 것에.
-늘 행복만 가득한 학교이길 -





행복, 행복, 행복한 학교
( 세로 90 x 가로 230 )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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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09, 2011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멍석 / 우리 집 귀엽둥이 뿡뿡이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하나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둘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으로 되돌아 보아도 소급되지 않는다.

시간의 맹점이다.

일체의 교신이 두절되고 재회는 무산된다.

나는 일기장을 태운다. 그러나

일기장을 태워도 그리움까지 소각되지는 않는다











셋





비는 뼈 속을 적신다.

뼈저린 그리움 때문에 죽어간 영혼들은 새가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은 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 새들은 어디에서 날개를 접고

뼈저린 그리움을 달래고 있을까













넷







비 속에서는 시간이 정체된다.

나는 도시를 방황한다.

어디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도시는 범람하는 통곡 속에서 해체된다.

폐점시간이 임박한 목로주점.

홀로 마시는 술은 독약처럼 내 영혼을 질식시킨다.

집으로 돌아와 바하의 우울한 첼로를 듣는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날이 새지 않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목이 메인다.













다섯







우리가 못다한 말들이 비가 되어 내린다.

결별 끝에는 언제나 침묵이 남는다.

아무리 간절하게 소망해도 돌아갈 수 없는 전생.

나는 누구를 사랑했던가.

유배당한 영혼으로 떠도는 세속의 거리에는

예술이 암장되고 신화가 은폐된다.





물안개 자욱한 윤회의 강변 어디쯤에서 아직도

그대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

나는 쓰라린 기억의 편린들을 간직한 채

그대로부터 더욱 멀리 떠나야 한다.

세속의 시간은 언제나 사랑의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글 - 이외수



글출처;화실전


Tuesday, March 01, 2011

느리게 좋아진다


@ 2010. 멍석작/꽃이 핀다. (종이에 수묵,담채)









느리게 좋아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문제들은 자꾸 쳐다보고

해결하려 애쓰는 것과 상관없이 아주 느리게,

눈에 띌 듯 말 듯 좋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그

문제에의 처방은 기다림과 되풀이 외에 달리 없다는 것도

터득했다. 이 모든 과정은 아이에게도 내게도

시간과 성숙을 필요로 했다.



- 오소희의《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중에서 -


글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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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25, 2011

교실풍경 5


2011. 멍석작 / 첫날 (종이에 수묵, 담채)







교실풍경 5

 


새학년, 새교실

그리고 새친구, 새선생님

교실가득 콩닥콩닥 가슴 뛰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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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23, 2011

옛 노트에서

                       2006. 멍석작 / 얘들아 놀자. (종이에 수묵, 담채)







옛 노트에서/ 장석남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문학과 지성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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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없는 젊은 시절이 어디 있으랴. 그 ‘많은 빛’들은 맑고 깊어서 ‘이 세계 바깥’ 어디까지라도 뻗어 ‘투명한 개울’을 낼 수 있지 않았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을 별처럼 콕콕 가슴에 새기며 설레기도 했으리라. 과거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아름다운 걸까. 그 시간들이 그립다 하여 덮어놓고 아름답다 해도 좋을까.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보다 더 힘겨운 일이므로 그리움은 때때로 차단되어도 좋으리. 좇기며 견딘 시간들, 그 고비들, 박복한 소출들, 생각조차 나지 않는 약속들, 산비탈을 돌아 알지 못하는 곳에서의 낯선 유혹들. 이제 노을 되어 전봇대의 늘어진 전선 아래로 깔려 자잘하게 부서진다.

다만 지금은 충분히 흔들리지 않았던 몸 이끌고 어딘가로 스며들어야할 때. 나도 옛 노트를 펼쳐 보지만, 덕적도 섬집을 지키며 하루에 한 번 오가는 배를 보며 그리움을 키웠다는 시인의 그 시절까지는 가지 않겠다. 그리고 되도록 시인의 말투를 빌리지도 않겠다만.

뭉툭한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일제히 바람에 펄럭거리며 거슬러 당도한 바다. 모래언덕은 아니었다. 떠나는 사람은 기다리라 말하지 않고 그 옆에선 꼭 돌아오겠다고 말해야 한다는 해바라기도 곁에 없었다. 그냥 평범한 38도선 근방 7월의 동쪽 바닷가 모래밭. 발가락을 꼼지락대면 발가락 사이로 잡혀 올라왔던 맑은 된장국 속의 그 백합.

가 닿을 수 없고 너덜해진 그리움만 아득한 곳. 울어도 불어도 닿지 않는 그리움. 그리움도 익어 가는가. 나 아닌 그대의 열매가 붉고 탱탱하게 익어갈 무렵 간신히 그리움을 단속하고 숨을 죽인다.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나 비로소 뜨뜻해진 품 다 열어둔다. 지금은 볼그족족 복숭이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글음악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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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21, 2011

혼자 가는 먼 집


















































   @ 2010. 멍석작 / 엄마야 누나야 (종이에 수묵, 담채)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 허수경 시집『혼자 가는 먼 집』(문학과지성사. 1992) 중에서


글출처;화실전














글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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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17, 2011

당신의 느낌, 당신의 감각




2010, 멍석작 / 소통 (종이에 수묵, 물감)




 

당신의 느낌, 당신의 감각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당신에게 독이 되거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타인의 시선', '타인의 취향'이기 때문이다.
선입견을 갖지 말고, 당신의 느낌과
당신의 감각을 따르기를.


- 서명숙의《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중에서 -



현대는 정보의 시대라는데 붓물처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아감이 버거울 때가 많다.
많은 정보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서 때로는 혼란을 가져 올수가 있고,
또한 유익하지 못한 정보로 하여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유익하고
알맞은 정보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어야 가장 좋은 정보지 싶다. 특히나 작가는 누구보다
정보가 매우 중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고자 한다면 정확한 새로운
정보야 말로 작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피와 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과
감각으로 풀어가야 되지 싶다. -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