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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8, 2010

시간의 몸짓

                           @ 2010. 멍석작 / 일출(日出) (종이에 수묵, 물감 35 x 45)






시간의 몸짓 / 문정희



친구에게 묻는다.

왜 시간은 언제나 쓸쓸한 것일까.

영롱한 빛깔로 유혹하지만

손에 잡고 보면 돌연히 칙칙한 색으로

변하고 마는 이구아나처럼

금세 추위에 떠는 빈 가지가 되는 것일까.



그 위에 소복한 눈을 얹어 보기도 하고

새 한 마리를 그려 넣기도 하고

무성한 꽃과 잎들을

때로는 폭풍을 감아 보기도 하지만

깊게 사랑을 새긴 사람에게도 결국

부드러운 솜털 하나 남기지 않는

저 겨울 나무 같은

시간은 다만 허위였던가.





친구에게 묻는다.

오직 보이는 것만이 현실이라면



그 현실은 또한 어디에 남았는가.

망설이고 주저하고 참다가

보내 버리는

시간은 영원히 쓸쓸한 몸짓뿐일까.



-시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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