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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y 25, 2011

내 노동으로


@ 2010. 멍석작 /웃자 (종이에 수묵, 담채)






내 노동으로

                                                             신동문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위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

시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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